지난 수요일은 재의 수요일이었습니다. 이 날부터 부활절까지, 주일을 뺀 40일을 사순절이라고 부릅니다. 사순절은 헬라어로 ‘테살코스테’인데 ‘40일간의 기념일’이라는 뜻입니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이 기간동안,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3:19)”는 말씀을 기억하며 머리에 재를 얹고 십자가를 묵상합니다. ‘재’는 유대인들에게 참회와 자기부정을 뜻하였습니다.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노아의 홍수는 40일간 진행되었고, 모세는 애굽에서 40년, 미디안 땅에서 40년을 보내며 사명을 준비했고, 시내산에서 금식한 기간 또한 40일 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 이후에 40년을 광야에서 보냈고, 엘리야 선지자는 40일 동안 여행하여 호렙산에 도착했으며 예수님도 광야에서 40일을 금식하며 사역을 준비하셨습니다. 말하자면 40이란 숫자는 그리스도인들이 죄악이 가득한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로 나아가는 준비 기간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순절 기간동안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며 하나님의 구원을 바라보며 주님께 나아갑니다.
언젠가 회사에 다니시는 어떤 분께서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저의 미국인 친구는 교회도 다니지 않는데 사순절이라고 금주와 절식을 실천하는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사순절에 무엇을 해야 하나요?” 저는 순간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교회도 다니지 않는 사람이 사순절이라고 그 의미를 생각하려고 하는데, 우리 그리스도인들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순절 기간동안 과연 그 의미를 생각하고 겸손하게 말씀과 기도의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한 주간 십자가를 묵상하며 한 찬양곡이 저에게 참 많은 은혜가 되었습니다. 그 곡은 “빚진 자”라는 곡입니다. 가사가 이렇습니다. 오병이어 드려도 향유 옥합 깨뜨려도 독생자 아들 주신 그 사랑 갚으리까 모든 생명 드려도 내 뜻 다해 드려도 십자가 피 흘리신 그 사랑 갚으리까 다 감사할 수 없는 끝없는 사랑 다 찬양할 수 없는 높으신 이름 주님을 내 성전에 모셔 날마다 예배 합니다. 찬양을 듣고 부르며 십자가의 은혜를 묵상하니 도무지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결코 갚을 수 없는 죄값을 주님께서 주님의 생명으로 대신 갚아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주님께 구원과 영생을 빚졌습니다. 그래서 날마다 감사하며 주님께 예배를 드립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은 언제나 이렇게 주님께 “빚진 자”의 마음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너무나 어처구니없게도 죄 많은 우리는 마치 하나님이 우리에게 빚을 지신 것처럼 굴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구원의 감사와 감격은 사라지고, 불평이 마음에 한 가득합니다. 나의 입술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보다는 원망과 짜증과 상처를 더 많이 내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참 면목이 없습니다. 사순절 첫 주간의 묵상과 찬양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빚진 자”의 마음이 회복되길 기도합니다. 채권자의 교만한 마음이 아닌 채무자의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 주님만 바라 보길 기도합니다. - 허창도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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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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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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