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본질적으로 선교적 공동체이며 교회의 선교 방식은 공동체적 선교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올해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청년들을 데리고 전 노숙자들이 임시로 살고 있는 아파트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수입이 아예 없거나 낮은 임금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실질적으로 늘 부족하다고 하는 몇 가지 생필품과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를 조그만 봉투에 담아 47가정의 문을 노크합니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사고방식도 다른 그들이 우리를 불편해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번 두 번 세 번 방문을 하니 어느샌가 우리를 친구처럼 대해 줍니다. "우리끼리 너희 이야기 많이 한다", "기다렸다", "언제 또 오니?" “너희 교회에 한 번 가고 싶다” 등의 이야기를 해 주며 우리를 반가워하고 몇 마디 주고 받는 인사말 가운데 자신의 삶의 이야기도 넌지시 덧붙이곤 합니다. 누군가에게 환영 받고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도 표현할 수 없는 큰 은혜라는 것을 이들을 통해 느낍니다. 물론 여전히 집과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채,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이들도 있지만, 닫힌 문 너머에 있을 그들을 바라 보는 우리의 마음이 이제 그들이 남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어제의 방문을 준비하며, 그제 아침, 그들의 커피 하워에 다녀왔습니다. 몇달 전 처음 만났을 땐 도무지 어색함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짧은 영어로 농담도 섞어 가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왔습니다. 친구가 되어 간다는 것, 그것은 서로에게 정말로 좋은 것입니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우리가 그들의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개인 대 개인의 우정이 아니라 공동체 대 공동체의 우정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청년 중에 누가 가더라도 아마 그들은 우리를 친구처럼 대해줄 것입니다. 친구는 서로 도우며 함께 삶을 나눕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존재이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은 우리도 그들로부터 많은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우정이 더해가다보면 언젠가는 혹시라도 급한 도움이 필요할 때 주저하지 않고 바로 연락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친구같은 교회 공동체가 되어 있을 줄 믿습니다. 선교적 공동체의 공동체적 선교가 과연 현실에서 어떻게 실현 될지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고 시작한 이 사역이 조금씩 조금씩 주신 소망으로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 허창도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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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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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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