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2
잭과 로즈의 러브스토리를 아시나요? 네, 그렇습니다. 90년대 말 전세계를 강타한 영화 타이타닉 이야기입니다. 어느덧 그 영화가 출시된 이후에 태어나신 청년들이 많아지다 보니 저 스스로도 타이타닉을 아는지 묻기가 조심스러워집니다. 어쨌든 당시 이 영화는 가히 전 세계인들을 열병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국적과 나이를 불문하고 서로 사귀는 남녀라면 한번쯤 로즈의 십자가 포즈와 잭의 백허그를 따라해 보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셀린 디온이 부른 영화의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은 지금까지도 가장 사랑받은 노래들 중 하나가 되었고, 이 영화도 현재까지 가장 많이 본 영화 top five 안에 드는 대작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와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는 가히 끝이 없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가장 제 마음에 깊이 남겨진 장면은 영화의 엔딩 부분입니다. 백발이 된 로즈가 그가 평생 가슴에 간직한 보물, 블루 다이아몬드를 잭이 희생된 그 바다에 던져 보내는 장면입니다. 그 보물은 The heart of the ocean이란 이름까지 있습니다. 보석공들에 의하면 만약 그 정도 크기의 블루 다이아가 실제였다면 현 시가로 약 $300 million을 넘는 고가일 것이라고 합니다. 이 보석이 타이타닉호와 함께 수장되었다는 소식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기까지 했으니까요. 그 보석을 찾고 싶은 수중 탐험가들이 타이타닉호의 잔재를 수색하다가 생존자인 로즈를 인터뷰한 것이 영화의 배경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보석은 잭이 로즈에게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약혼자인 돈 밖에 모르는 속물 귀족 칼레돈이 그녀의 사랑을 유혹하기 위해 준비한 결혼 예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잭과 칼레돈의 추격전 과정에서 The heart of the ocean은 잭과 로즈에게로 우연히 넘어오게 되었고, 그녀는 이 다이아를 자신을 위해 목숨을 희생한 잭의 사랑으로 여기며 평생을 살아갑니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하는 과정에서부터 이미 로즈는 잭이 아니었으면 몇 번은 죽을 수밖에 없는 위기를 겪습니다. 대서양한 복판에서 배가 침몰하는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잭은 자신의 기지를 발휘해서 자신과 로즈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그녀를 보호합니다. 특히, 뱃머리가 90도로 들렸을 때 그는 펜스 넘어로 그녀를 데리고 나가 팔 힘이 부족해 떨어지지 않도록 했고, 가장 마지막으로 죽음의 바다에 끌려 가도록 합니다. 바다에 빠졌을 때는 재빨리 배의 파편을 하나 찾아냅니다. 그런데 그 동체조각은 한 명만 태울 수 있는 공간밖에 없었습니다. 잭은 로즈를 그 위에 태우고 자신은 그녀 곁에서 죽음을 택합니다. 겨울의 대서양은 자비가 없었습니다. 빙점에 가까운 바다물은 잭의 살점을 마치 면도칼로 난도질하듯 찔러 댔습니다. 결국 저체온증으로 서서히 죽어가는 잭을 바라보던 로즈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잭은 그렇게 로즈의 곁에서 깊은 대서양으로 가라 앉고 맙니다. 한참을 더 기다렸던 로즈에게 구조의 손길이 도착합니다. 그녀는 거의 필사적으로 옆에 있던 선원의 시체에서 호루라기를 찾아내 자신의 위치를 알립니다. 이 장면을 지켜본 관객들은 그녀가 그렇게 살고자 한 이유를 느낍니다. 그녀의 삶은 이제 잭이 남겨준 선물이었습니다. 뉴욕항으로 구조된 이후 로즈는 우연치 않게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그 보석을 발견합니다. 영화는 함께 구조된 약혼자 칼레돈이 보석을 찾으려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과, 조용히 군중 속에 자신을 숨기고 있는 그녀를 교차시킵니다. 로즈의 기지로 그녀는 칼레돈에게서 영원히 자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한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으며 평범하고 행복한 일생을 살게 됩니다. 그녀의 손녀딸도 타이타닉 탐사팀의 한 명이 되죠. 남겨진 로즈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과연 그녀는 잭이 아닌 사람과 결혼하고 싶었을까요? 여러분이라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그녀는 평생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행복하게 살려고 애쓴 것 같습니다. 결혼의 기쁨도 누리고, 자녀를 낳는 감격도 맛보며, 그 자녀들을 결혼시키고, 손자들을 보는 기쁨도 누리려 애쓴 것 같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잭이 원하는 것이었음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녀가 슬픔 가운데 머물기만 해서 불행한 삶을 살았다면 그것은 잭의 희생을 너무나 가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것을 가장 잘 안 사람이 로즈였습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사랑. 그 사랑이 얼마나 크던지 평생, 아니 영원토록 잊을 수 없는 사랑이 되었습니다. 이 둘의 사랑을 연결하는 것은 그녀의 가슴 속에 각인된 기억들과 The heart of the ocean 뿐이었습니다. 그녀는 잭이 남겨 준 단 하나의 legacy를 평생 가슴으로 간직했습니다. 그것은 그녀의 삶의 이유이자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녀에게 그것은 $300 million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녀 자신이었습니다. 부도난 영국 귀족 출신으로 미국에서 혼자 살며 아무리 돈이 궁해도 그녀는 이 보석을 팔 수 없었습니다. 그러는 순간 잭의 사랑과 희생은 수치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평생을 간직한 그 보물을. 전혀 예상치 않은 기회를 통해 가슴 아픈 사고 현장에 돌아온 그녀는 자신의 평생 사랑이 잠들어 있는 그 바다로 돌려보냅니다. 그 보물을 잭에게 바치는 로즈의 모습에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평생의 삶과 모든 감정이 녹아든 그 보물을 잭에게 다시 보냅니다. 흔한 한마디 ‘고마워’ 라도 했으면 어땠을까요?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The heart of the ocean은 ocean 밑으로 사라집니다. 아니, 자기 자리를 찾아 갑니다. 나도 이런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이었으면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우리의 가슴 속에 남겨진 십자가가 나의 The heart of the ocean인 걸 우리는 너무 잊고 살진 않은지요? 진부하게 비교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그 의미는 꼭 같습니다. 자신을 희생해서 누군가에게 생명을 준 그 사랑의 징표입니다. 그것이 십자가의 전부입니다. 삶은 이제 남겨진 자의 몫입니다. 어떻게 살지. 어떻게 기억하고 기념할지. 어떻게 재회를 준비할지. 저는 로즈만큼은 아니어도 적어도 기억은 하며 살고 싶습니다. 내 삶의 마지막에, 나의 모든 삶의 장구한 기억과 감정을 모두 녹여내어 십자가에 담아 제 마음의 골고다에 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딱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감사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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